[호주 브리즈번 일상로그 13] 칩거 그리고 콧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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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정말 회사-집, 회사-집 이렇게 반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너무 반복적인 삶이라 일상로그 업데이트도 쉽지 않았다....
장보러 가는 것도 거의 안하고 가끔 산책으로만 외출을 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변함없이 회사에 출근했다.
우리 회사도 경제 사정이 많이 안 좋아진 듯 하지만, 아직까지는 문 닫을 정도의 위기는 아니다.
정부에서 강제로 셧다운 하라고 할까봐 그게 제일 겁난다... ㅎㅎㅎ
집에 퇴근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은 계란찌기...
몇 일전 장을 보러 갔을 때 1인당 계란 개수를 제한해서 팔길래 한번 사봤다. (사재기는 아닙니다...)
단백질이 그렇게 중요하고, 계란이 그렇게 완전 식품이라던데 하는 생각이였다.
장을 보고 나서 깨달은 것은... 나는 계란 후라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음...
계란으로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요리는 많은데 유통기한이 걱정되긴 했다.
대신 맥반석 계란을 먹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후딱 밥솥으로 맥반석을 만들었다.
거의 20알 정도 되는 양으로 꽤 많은데 요즘처럼 집에 자주 있을 땐 이만한 간식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맥반석으로 만들어 놓으면 오래오래 두고 먹어도 되서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없어지고 있다...
계란을 만들고 나서는 금요일이고 곧 주말이니, 코에 상쾌한 바람이라도 넣을 생각으로 나들이 출발!
사실 이 때 집 근처는 비가 오고 난리도 아니였다.
갑자기 때아닌 비에 엄청나게 당황하고 나들이를 하지 못하나 좌절했었다...
아무래도 소나기였는지.. 조금 우리 동네를 벗어나니 이렇게 화창한 날씨!
이 날씨가 브리즈번의 강점인데.. 코로나 때문에 도대체 누리기가 너무 힘들다.
오늘 향한 곳은 바다!
북쪽의 레드 클리프 근처 바다를 보러 향했다.
먹구름은 조금씩 있긴 했지만... 그래도 비가 쏟아지진 않았었다.
줄지어 있는 야자수도 멋들어짐!!
사진으로 보면 내가 마치 역주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호주 중앙선은 저렇게 점선이다.
대신 길 끝 마무리는 실선이다. ㅎㅎㅎㅎㅎ 아니 누가 생각한 건지... 왜 넘으면 절대 안되는 중앙선이 점선인지 모를 일이다.
딱 레드 클리프는 아니고 레드 클리프 주변 조그마한 마을에 방문했다.
레드 클리프는 아무래도 관광지라 사람들이 꽤 몰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더 한적한 데로 왔다.
결과는 눈치싸움 성공!
사람 하나도 없는 바다에 도착했다.
코로나 때문인지 물도 안 파랗고 탁해보이긴 했지만, 오랜만에 바닷바람 맞으면서 쉬니까 아주아주 행복했다.
집-회사의 반복적인 삶으로 굳은 몸도 스트레칭 하고! 챙겨온 음식도 조금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멀리서 보면 귀여운 새 한마리.
가까이에서 보면 좀 무섭다.... 다들 배고픈 상태인지 예민해보이기도 한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오는 것 자체가 약간 조심스러웠었는데, 막상 이렇게 나오니까 너무너무 좋았다!
그래도 사람이 이렇게 활동을 해야 살 맛이 나는 것 같다.
오늘의 베스트 컷 ㅋㅋㅋㅋㅋ
불안한 호주 경제와 코로나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게 평온한 사진...
사람도 아무도 없고... 너무너무 좋았다.
참고로 이렇게 코로나 피해 나들이 나오실 분들을 위해서... 해당 지역은 Newport 이다.
바다 앞 쪽 공원에 차를 대고 이렇게 걸어다닐 수 있다.
뭐 별 거 안해도 바람쐬니 행복하고 좋은 느낌..
그리고 몸 자체를 햇빛 소독하는 느낌도 있었다 ㅋㅋㅋㅋ
바다보고 바람 쐰 이후에는 이렇게 버블티 한잔!
사실 집에서는 이것저것 해먹는다 쳐도 버블티는 거의 불가능해서... 나온 김에 사먹으려고 들렀다.
음식점 들어가기 전에는 무조건 마스크 필수!
조금 오바스러운 감도 있지만 그래도 1% 의 가능성으로부터라도 나 자신을 지키는게 중요하다.
차 타자마자 손 소독제로 손도 닦고, 알콜 wipes 로 버블티 표면까지 닦음.. ㅎㅎㅎㅎ
조금 번거로운 과정은 있었지만 그래도 버블티 한 잔 하니까 또 소소한 행복이였다.
집에 와서는 한주 밥상에서 배달된 닭갈비를 요리했다.
이번 주 한주 밥상 vs 데일리쿡 메뉴를 점검해봤는데, 한주 밥상 쪽 반찬이 더 끌려서 100불 한 세트를 시켰다.
한주 밥상 이번주 메뉴는 사진에 있는 춘천닭갈비, 감자탕, 소세지 야채볶음, 쌀게무침, 삼색나물 (고사리, 시금치, 무), 깻잎 부추전, 고추장아찌, 고추장멸치볶음 이였다.
이 메뉴들 다 해서 100불!
춘천닭갈비는 조리할 수 있도록 갖은 야채들이 썰어져서 준비되어있어서 요리하기도 편리하다.
양이 좀 많은가 하면서 시작했는데... 아니 양이 너무 많은 듯...
집에서 가장 넓은 팬에서 볶았는데도 한가득..
일단 다 조리해놓고 소분해서 얼릴 계획으로 전체 다했다.
장보러 나가지 않아도 이렇게 골고루 먹을 수 있는 걸 보니.. 새삼 브리즈번도 많이 발전했다 싶었다ㅋㅋㅋㅋㅋ
진짜 상상도 못할 일이였는데..
요즘 가을로 넘어가면서 온통 건조해지고 있다.
가습기도 꺼내서 사용하고 있고.. 이렇게 포포크림도 꺼냈다.
보통 다들 포포크림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주로 입술, 팔꿈치, 발뒤꿈치의 보습에 사용한다.
손등에 한 움큼 짜고 입술부터 시작 > 팔꿈치 > 발뒤꿈치 이렇게 발라준다.
끈적끈적한 느낌이 처음에 별로였는데 어쨋든 효과 하나는 짱짱하긴 하다...
이거 바르고 나면 확실히 보습은 향상된다.
이렇게 칩거중인 브리즈번 금요일 일상로그 마무리!
오늘은 또 무슨 일을 해야하나 고민이 많다 ....